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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2) 지금은 강사법을 악법이라 매도할 때가 아니라 안착을 위해 지혜를 모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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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교조 작성일19-08-12 19:09 조회2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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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강사법을 악법이라 매도할 때가 아니라 안착을 위해 지혜를 모을 때다!

 

 

강사법이 시행되었다. 한국 사회의 고질적 병인 대학 교원 간 차별 해소와 학문생태계 복원을 위한 수십 년 만의 기회이다. 하지만 대학자본과 일부 언론은 기득권 유지와 대학의 기업식 운영을 위해 강사법을 기화로 하여 피해자를 양산하고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 자신들의 잘못을 개선 강사법에 덮어씌우고 개악을 시도하고 있다.

 

 

작금에 벌어진 강사 대량해고 사태는 강사법 시행 전에도 있어 왔다. 지난 10년 간 강사 대신 수만 명의 각종 비전임 교원을 양산한 곳은 대학이다. 수 조 원의 적립금을 쌓아 놓고 부동산·주식·건축비에 펑펑 쓰면서도 푼돈을 아끼기 위해 대학 운영의 기본인 강좌를 대규모로 축소한 곳도 대학이다. 전임교원의 책임시수를 마구잡이로 늘리고 교육환경과 연구환경을 파괴해 온 집단도 대학 재단들과 대학에서 권력을 독점해 온 자들이었다. 이들에게 대학은 기득권 강화와 돈벌이의 도구일 뿐, 학문의 미래도, 교육환경의 개선도, 동료와의 학문공동체 운영의 교육철학도 대학가에서 실종된 지 오래다. 대학 재단과 언론의 횡포가 기승을 부리는 동안 힘없는 강사들과 학생들과 대학원생들은 양질의 일자리 확보는커녕 해고와 수업권 박탈과 희망고문 속에 방치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뜻있는 강사, 대학원생, 일부 교수, 시민사회, 학생들은 연대의 힘으로 마침내 개선된 강사법령을 국회와 정부를 통해 이끌어내었고 이의 온전한 시행을 대학에 요구했다.

 

 

하지만 대학들은 학령인구 감소, 등록금 동결, 대학의 자율성 등을 미명으로 하여 개선 강사법의 시행을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있다. 학생에게 피해가 가도록 강좌를 줄여버리고, 공개임용 법령을 어기고, 앞으로 권리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는 강사 수를 축소하고, 불필요한 절차 진행과 서류 제출을 과도하게 요구하고, 급기야 개선 강사법을 악법으로 규정토록 유도하고 있다. 이런 썩어빠진 대학들과 지배자들을 가만히 두어서는 나라의 발전이 없다. 대학다운 대학이 설 자리가 없다. 더욱 강력한 후속조치들이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자기 피 맛에 심취해 망동을 일삼는 자들에게 쥐어준 자율의 칼날은 자기 자신의 눈을 찌르고 대학공동체 구성원의 목을 벨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일부 언론들, 특히 보수언론들의 행태는 더욱 가관이다. 이들은 처음에는 강사법 시행에 돈이 든다고 대학에 재정을 지원해 달라 요구하다가 국회와 정부가 재정을 투입하니 이제는 국민의 혈세를 낭비한다는 식으로 매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학, 사립대학에까지 어떤 식으로든 정부 재정이 수십 년 간 투여되어 왔고 수많은 교육 선진국에서는 우리나라보다 더 많은 고등교육재정을 투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공공성 강화, 학문성숙을 위한 사회적 투자를 낭비라고 비난하고 있다. 아직 실패하지 않은 정책에 대해, 시작도 하기 전부터 미리 선험적으로 실패했다고 재단해 놓고 어떤 조치가 나오든 근거 없이 비난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개선 강사법이 강사를 해고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자본이 기업처럼 운영되면서 비용절감을 위해 비정규교수를 양산하고 언제든 강사를 해고해 왔음에도 이 사실을 꽁꽁 숨긴 채, 처음부터 강사법을 개념과 원리 자체가 다른 최저임금법에 빗대며 강사대량해고법이라 작명하는 데 급급해 왔다. 앞으로 10년 이내 고임금 정규직 교수들이 대거 퇴임하면서 인건비 상당부분이 줄어들기에 재정적 부담이 사실상 없음에도 그런 이야기는 입 밖에도 꺼내지 않는다. 그러면서 등록금 인상, 대학의 수익사업 다각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런 무책임하고 정치적인 여론공작 행위는 정론의 길을 가야 할 언론의 사명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다. 강사법 관련 팩트와 입법 취지 그리고 정책의 긍정적 효과에 대해서는 대부분 침묵하거나 부차적으로 다루면서, 대학재단들이나 기득권층이 저지른 악행을 정당화하는 데 전파와 지면을 낭비하는 언론들이 기세등등한 곳은 결코 바람직한 사회라 하기 어렵다. 마치 키메라처럼 유착된 대학자본과 언론의 행태는 사람들을 공포와 좌절에 머물게 할 뿐 우리가 맞이해야 할 더 나은 대학, 더 나은 사회 구현과는 거리가 멀다. 시대정신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이들 언론에게 우리는 요구한다. 자신 있으면 공개적 끝장토론의 장으로 나와라. 잡설과 요설의 굿판을 걷어치우고 교육적·학문적 장에서 공개방송과 지면토론을 하자.

 

 

이번에 시행된 강사법이 그 진행과정에서 일부 문제가 있음을 피해당사자인 우리는 그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서 지금보다 더 나은 대안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우리는 이 일 또한 계속 하고 있다. 오래지 않아 더 나은 개선 대책도 쟁취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분명히 해 둘 것이 있다. 2018년에 예산이 부족하게 통과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강사 채용을 피해갈 만한 작은 구멍들이 누구에 의해 생겨났는지, 편법을 못 쓰게 제도적으로 막아 놓았음에도 이를 완전히 무시하고 제 멋대로 강사법을 악용하는 자들이 누구인지, 이미 2월1일에 입법예고 된 시행령이 있음에도 거의 아무런 대비를 하지 않다가 졸속으로 엉망진창의 채용과정을 진행한 자들이 누구인지, 대학강사제도개선협의회와 국회의 합의 정신을 어긴 자들이 누구인지, ‘강사법과 새로운 사회의 적들’이 누구인지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대학자본과 기득권층 그리고 일부 보수언론, 바로 당신들 아닌가.

 

 

우리는 강사법의 안착을 위해 중단 없이 길을 갈 것이다. 제 아무리 우리 눈앞을 거짓과 기만으로 가린다하더라도 우리는 혹세무민과 곡학아세하는 무리들에 휘둘리지 않을 것이다. 더 나아가 우리는 교육부와 청와대 그리고 국회에 더 강하게 요구하고 싸울 것이다. 이번 강사법 시행 준비에 미진했던 부분을 반성토록 하고 더 풍부한 예산 지원, 대학평가지표에 강좌 수와 강사 강의담당비율뿐만 아니라 강사 수까지 확대 반영, 강사 외 비전임 교원들에 대한 자격요건과 사용사유 전면 실사와 위반 대학 처벌, 비박사를 포함한 경력단절강사에 대한 지원 대책 확대, 공익형 평생고등교육사업 도입, 대학 종합감사와 비리 척결 등 수없이 산적한 과제를 실현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대학의 기생충도, 설국열차의 꼬리칸 승객도, 일회용 티슈도 아니다. 우리는 노동자이자 교육자이며 학자인 교원이다. 교원답게 살기 위하여, 교원의 권리 쟁취를 위하여 올바른 길을 포기하지 않고 갈 것이다. 오늘 우리가 걸어가는 고난의 이 길이 오래지 않아 다음 세대를 위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 자부하며 투쟁의 한 길을 갈 것이다.

 

2019년 8월12일

 

민주노총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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